[해외칼럼]

“부시의 국제적 인기도 하락” ..
.................. (폴 케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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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0년 사이 세계인의 희망과 걱정을 불러일으킨 미국 대통령은 대충 4명이다. 첫째는 1918년 민족자결주의를 발표한 우드로 윌슨이었고, 둘째는 파시즘을 물리친 새 세계에서 전 세계에 ‘4가지 자유’를 연설한 프랭클린 루스벨트였으며, 셋째는 미국이 세계의 진보와 공정성을 앞장서 이끌고 나가겠다고 한 존 F 케네디였다.

네 번째 대통령은 의문의 여지없이 조지 W 부시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나라의 지도자이자, 이라크 전쟁을 승리로 이끈 최고 사령관이며, 의회는 아무런 제약을 가하지 않고 침묵하는 가운데 열성을 갖고 테러와의 전쟁을 이끌고 있다. 그는 윌슨 대통령의 이상주의와 적을 분쇄해 없애겠다는 처칠 영국 수상의 결의를 합친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부시와 다른 세 대통령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윌슨이든 루스벨트든 케네디든, 모두 역사상 대단히 높은 인기를 누린 대통령이었던 반면, 부시는 최근 퓨(Pew) 여론조사의 ‘세계인의 태도’를 본다면 지구상에서 가장 인기 없는 인물이 되고 있다.

이 조사는 44개국 3만8000명이라는 많은 수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가벼이 볼 것이 아니다. 특히 부시 행정부가 세계적으로 얼마나 공포와 혐오의 대상이 되는지를 측정했다는 점에서 놀랍다.

1999~2000년 조사에서 미국에 호의적이라고 답했던 인도네시아인은 75%였으나 지금은 15%로 곤두박질쳤다. 같은 항목에서 터키는 52%에서 15%로, 브라질은 56%에서 34%로, 그리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독일은 78%에서 45%로 급감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해답은 간단하다. 윌슨·루스벨트·케네디는 미국이 세계인들에게 행동과 돈, 기술적 지원을 통해 돕겠다고 말했지만,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았다. 적어도 지난날 미국이 세계에 준 인상은 역사상 가장 마음씨 너그러운 나라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퓨 여론조사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전 세계적으로 부시 행정부에 엄청난 불신이 있다. 세계 곳곳에서 반미의 속삭임은 점점 커지고 있다. 펜타곤과 백악관이 해외의 여론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신보수주의자들에 의해 장악됐다느니, 석유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대외정책에 지나친 영향을 미친다느니, 장관 누구 또는 고위 인사 누가 핼리버턴이나 벡텔사(社) 또는 무기 제조회사들과 가까운 사이이고, 이들 회사들이 이라크 전쟁으로 다 이익을 봤다느니, 그리고 이들 중 일부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미(美) 제국’을 추구하며, 거기에 방해가 되는 자는 누구든지 선제 공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느니 하는 것들이다.

부시의 정책들을 보면 그는 윌슨과 루스벨트, 케네디가 들어갔던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수가 없다. 오히려 부시의 정책들이 그의 역사적 평판을 하루하루 깎아내려 가고 있다.

그렇다면 그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선 그는 테러리즘과의 전쟁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줄여야 한다. 물론 테러는 대단히 조심해야 하지만, 그것 말고도 전 세계적으로 시급히 바로잡아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부시는 지구의 ‘남반부(South)’에 귀를 기울여 가난·환경·이민·무역과 미국의 보호주의 등의 문제를 잘 들어야 한다. 그는 콩고 동부와 수단 남부에서 진행되는 살육을 중단시키기 위한 국제적 노력을 지원해야만 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개혁하고 부활시킬 길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그는 신보수주의자들과 거리를 두고, 그럼으로써 더 큰 미국의 전통적 가치―국내적으로는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동정심, 국제적으로는 너그러운 마음씨와 이해, 조심스런 이상주의―로 되돌아가야 한다. 신보수주의자들은 이제 물러나서 좋은 회사의 임원이나 미국기업연구소(AEI) 또는 케이토(CATO) 연구소 같은 데로 옮겨가면 된다. 하지만 미국의 43대 대통령 조지 W 부시가 물러날 곳이라곤 역사 속밖에 없다.

(폴 케네디 / 트리뷴 미디어 서비스 인터내셔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