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대통령의 목숨을
      요구할 수도 있다!

    (선거중립 의무와 관련하여)

 

현직 대통령이 개인자격으로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청구를 했다.청구인은 위선적 선거법을 발가벗기기 위해 개인자격으로 했노라, 말한다. 그러나 선거중립의무를 규정한 현행 선거법은 바로 청구인 때문에 더욱 중요해졌고 그 의의가 커졌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로니컬'하다.

필자의 의견으로서는, 적어도 대통령의 자리를 엄연히 꿰차고 앉아서 그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현재와 같은 독선 아집으로 행동하는 대통령을 위해 현행 선거법 규정은 참으로 중요하고 뜻있는 것으로 인정된다.청구인의 문제 제기로 인하여 모든 국민이 선거법 규정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나라 헌법은 전문에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있음을 천명한다.

헌법전문으로 승화된 4.19 정신이 무엇인가.
혁명의 도화선이 된 '불의'는 바로 집행권력의 과도한 선거개입으로 빚어진 선거부정이 아니던가.과거와 같은 불행한 헌정사를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는 국민적 합의가 실정법적 가치로 승인받은 것이 바로 선거법상의 '중립의무'라 할 것이다.

우리의 짧지만 찐한 민주헌정사에서 체득한 결론은 집행권력의 선거개입을 어떻게든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다른 나라의 예를 굳이 끌어다 살필 필요도 없다.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체험으로 내린 헌법제정권력의 중요한 결단이 바로 '집행권력의 선거 중립성 유지' 요구다.

우리 헌법은 전문에 '4.19민주이념'을 명시함으로써 집행권력의 선거개입을 단호히 차단해야 한다는 중요한 선언을 담고 있다. 여기서 집행권력이라 함은 대통령을 수장으로 하는 행정부를 말한다.그렇다면 당연히 대통령의 중립성 유지는 헌법적 결단의 내용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할 것이다.

아니 굳이 헌법전문이 아니라도 주권자(헌법제정권력)는 집행권력이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국민적 저항권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주권적 결단을 4.19혁명으로 구체화 하였으며, 이는 초헌법적 사실로 승인되고 있다.

따라서 대통령의 선거 중립의무는, 그 어떤 형태의 법률로 실정화되어 있던지 간에, 우리나라 헌법제정권력의 근본결단으로서 항존하며 살아 숨쉬는 헌법(live constitution)이다.

전국민이 반세기에 걸쳐 피로써 쌓아올린 위대한 헌법정신(spirit)을 누가 감히 훼손하여 짓밟으려 하는가!

대통령은 취임에 당하여 국헌을 준수할 것을 국민앞에 선서하였다.그 선서를 무력하게 하겠다는 오늘의 망발을 결단코 용납하여서는 아니될 것이다.아니 그는 헌법을 유린,파괴하는 수괴로서의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대통령이라는 위치가 공인적 지위와 기본권보장 대상으로서의 지위로 분리해 상정할 수 있는지는 좀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지만,적어도 국방을 맡은 군인들이 총칼 들고 쿠데타를 일으키는 탈선이 초헌법적 저항권으로 치장될 수 없다는 역사의 교훈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런점에서 그의 봉기(위헌심판청구)는 쿠데타에 버금가는,아니 그보다 더 심한 반(反) 역사적 국헌문란 행위다.3.1 독립운동과 더불어 민주혁명 승리의 역사로 받아들여진 헌법정신을 국가원수가 조롱하고 짓밟는 행태를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도된 것이든 아니든 간에 그가 보여주는 일련의 동작들은 역사의 물꼬를 1960년대(4.19)이전으로 회귀시키려는 시도로 평가될만하다.이점에서 공분을 일으키고도 남을만한 사건임을 머지않아 국민들은 깨닫게 될 것이다.

진정 국가와 민족을 생각한다면,작금과 같은 반 역사적 헌법 조롱(嘲弄)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민주열사들과 국민앞에 사과하라!

국가는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있는 자의 목숨을 요구할 수도 있다!
적어도 그런 비장함이 아니고서는 함부로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야말로 정상인(正常人)다운 태도다.

 

 

                     2007.         6.          23.

 

                     박           상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