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문 時論)

          悠長함과 力動性
         (信用과 生産力)

 

 우리의 민족성을 "은근과 끈기"로서 표현한 글이 있었다.더불어 최근에는 "남비근성"으로 자조하는 말도 들린다. 확실히 우리민족은 서구인의 잣대로 보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나는 그런 부분을 우리 스스로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해명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은근과 끈기"는 유장함이요, "남비근성" 즉 남비처럼 쉽게 데워져 들끓고 식는 모습은 역동성이라 할 것이다.

 지구상에서 금융적 신뢰성을 지닌 국가로서 흔히들 스위스를 꼽는다.스위스가 금융안전지대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도 알고보면 불과 50년 남짓한 역사를 가졌을 뿐이다.

 유장함으로 치자면 인도를 따라갈 나라가 없다고 본다. 인류의 모든 문명은 히말리야를 안고 있는 인도에서 비롯하고 있다는 설도 충분한 근거를 지니고 있다.

 중국은 과장과 허풍으로 인도의 유장함을 닮으려 애썼지만 실천하지는 못하고 황하처럼 구비치며 흘러갔다.따라서 중국에서는  10년,백년 단위로 다양한 민족들이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며 문화적 혼화를 이루었다.

 

그러나 인도는 마치 대양이 우주의 시간을 망각하고 반짝이듯 500년 천년을 단위로, 그야말로 세월의 유장함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인도를 보노라면 내가 마치 부처님 손 바닥을 분주하게 날아다닌 손오공이 된듯한 부끄러움조차 느낄 정도이다.

한사람의 일생이 아니라 500년을 두고 계속된 사업의 결과물들에서 경탄을 넘어 숙연함과 경건함 마져 느껴진다.인류의 철학과 종교의 근원이 인도에 있음을 다시한번 실감하게 한다.

 영국인들이 인도를 경제적 가치로 평가하여 쉑스피어와 바꾸지 않겠다고 하였다지만, 정신적 무게로 따지자면 그들의 비유는 너무나 터무니 없고 황당하기까지 한 자기도착일 뿐이다.비교할 만한 것을 가지고 비교해야 어울리지 않겠는가!

 일찌기 우리민족은 인도의 가치를 깨닫고 그토록 머나먼 길을 마다한채 구도의 길로 선택하였다.위대한 가치를 직수입하여 우리문화를 꽃피운 것이다.우리민족은 5천년의 역사를 단순생존으로 이어온 것이 아니라 인도의 위대한 정신을 "확대재생산(擴大再生産)"하며 살아온 민족이다.

 

인도가 그토록 위대한 정신적 가치의 중압에 눌려 지낼 때 우리는 그 철학과 정신을 인간의 생활에 실용적으로 배어들 게 하며 국가와 사회를 일구었다.

 그리하여 징기스칸의 말발굽에 유럽이 한순간에 무릅을 꿇는 상황에서도 우리민족은 80년을 저항하며 민족의 자존을 지켜낸 지구상의 유일한 민족이다. 지구상의 모든 국가와 민족이 혜성처럼 명멸을 거듭하건만 우리민족은 인류사의 기원과 더불어 현금까지도 숱한 기복을 마다않고 고유한  문화를 간직하고 일구며 살아온 민족이다.

 우리민족의 위대성은 인도처럼 물려받은 정신적 유산의 중압(重壓)에 눌려지내는 삶이 아니라 끊임없이 확대재생산하는 역동성에 있다.

유장함과 역동성은 우리민족의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숨겨진 위대한 자산이기도 하다.

 서양인들의 얕은 안목으로 한민족의 진수를 이해하기 어려울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인도의 유장함과 서양 뱃사람들의 역동성을 조화하여 새 밀레니엄의 주인으로 등장할 모든 조건은 성숙하였다.유장함은 신용이요,역동성은 이윤창출의 가능성을 의미한다.신용과 이윤을 따라 자본은 마치 쇳가루가 자석을 따르듯이 몰려든다.우리나라가 세계의 자본을 끌어들이는 진정한 동북아시대의 가장 큰 시장이 될 조건은 충분하다.다만 문제는 이런 잇점을 우리들 자신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자신의 확신이 부족함으로 인하여 세계에 내세우지도 못하고 있다.장점을 투자조건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순전히 우리들 자신의 몫이다.

 서양인들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다. 북한이 핵무기개발로 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제갈길을 가는 우리민족의 유장함,어느 의미에선 아둔함 말이다.반만년을 체험으로 쌓아올린 우리의 믿음을 그들이 어찌 이해할 것인가!우리는 징기스칸의 말발굽 소리만 듣고도 호들갑을 떨며 굴복하던 서구인들의 얕은 속성과는 다르게 살아왔고, 또 그런 믿음속에서 인류사에 기여하며 살아갈 것이다.

 인도 정신의 유장함과 서양문명의 역동성을 지혜롭게 조화하여 새로운 문화로 확대 재생산하는 역할이야말로 우리민족에게 주어진 이시대의 과제다.

(2003. 6. 5)

 

(위기의 상품화-오늘의 위기로 세계의 관심과 투자의욕을 끌어 모으는
 획기적 방안에 관하여 제안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