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문 시평>

 

       상가임대차보호법

          이대로는 안된다.

 

  임차인의 권리 실질적으로 보호해야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여론을 의식해 면피용으로 만든 것인가? 현실정을 외면한 헛점 투성이다. 이럴거면 뭐하러 상가임대차 보호법을 만들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상가에서 가장 문제가 심각한 것은 임대보증금이 아니라 권리금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영업권 및 유익비 문제이다.

상가는 주택과 달리 영업을 위하여 많은 시설과 비용을 투자하여야 하고 또한 영업활동으로 쌓여진 대 고객관계 등 영업권이 문제의 핵심이며 여기에 투자된 유익비와 영업이익이 임대보증금을 몇배나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기 일쑤다. 건물주로서는 단순히 토지위에 콘크리트 건물 올리는 것으로 끝나지만,입점한 영업주들은 상권을 일으키기 위하여 유형 무형의 자산과 노고를 쏟아 붓는다.

 오늘날 기업의 이윤창출이 노동과 자본의 결합으로 발생하는 것을 당연하게 인정하듯이,상가건물의 상업적 효용증대에 기여하는 입점자들의 유형 무형의 투자가치를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보증금만 주고 내 쫒는 이후에 그동안의 가치창출은 고스란히 건물주의 것으로 돌아게 마련이다.말하자면 그동안 피땀흘려 쌓아올린 영업주의 노력은 전혀 배려받지 못하고 마는 상황이다. 입점자들의 노력으로 형성된 무형의 가치증대는 정당한 평가를 통해 임차인들의 몫으로 돌아가야 마땅하다.

 이에대한 합리적인 배려를 외면한채 단순논리로 보증금이나 잘 받아서 나가라는 식으로 만든 법이라면 차라리 만들지 않는 편이 나았을 법하다. 공연히 임대보증금을 들쑤셔서 건물주로 하여금 한꺼번에 임대보증금 올리기 경쟁을 시켜 놓은 꼴이 되고 말았다.선심을 가장한 얄팍한 속임수에 세입자들만 등골이 빠진다.이런법을 만들어 놓고도 할일 다했다는 사람들 때문에 배신감이 더 크고 깊다.

왜 이런 법이 만들어지고 있을까?

나라의 정책결정자들, 그리고 지식인들이 배운 지식이나 기술을 공정하게 사회의 약자들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집단의 이해관계에 활용할려는 욕구가 더 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너무도 흔한 이야기지만 배운자들의 횡포가 극에 달한 느낌이다. 배우고 가진자들의 의식이 바꾸지 않으면 우리사회의 불안은 지속될 것이고 더욱 커질 것이다.

 우려할만한 일은 이토록 후안무치한 행동을 감행하는 배운자 가진자들이 자신들의 이기적 처신을 도무지 부끄러워 할 줄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시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정책결정자들에게 직접 전달하고 이를 입법에 반영하도록 하는 시민운동이 필요하다.

 

          (2003.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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