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의 승전보, 계속될까.......      (폴케네디)     English
  

 

  30년 전에 미국은 가공할 만한 소련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강국이었다. 그렇지만 가장 굴욕적인 패배를 베트남 정글에서 농민군으로부터 겪어야 했다. 그 후 30년이 지난 지금, 미군은 다시 세계 최강으로 올라 서 있다. 이라크 전쟁에서 드러난 미군의 능력은 더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동안 미군에 무슨 변화가 있었는가.

 적어도 다섯 분야를 살펴봐야 한다. 즉, 지성적·교육적 부문, 병력 충원, 기술, 재정 지원, 정치적 지원 등이다. 지난 세월 동안 이 다섯 분야에서 모두 미군에 유리한 쪽으로 상황이 전개됐다.

 사기가 저하된 군대를 재건하는 일이 아마도 가장 힘든 과제였을 것이다. 과거에는 탱크와 비행기만 많으면 전쟁에서 이길 줄 알았는데, 베트남에서는 그게 먹히지 않았다. 장교들은 그제야 전쟁은 본질적으로 정치적인 것이라는 클라우제비츠의 가르침과, 전쟁은 본질적으로 심리적이라는 나폴레옹의 교훈에서 다시 배워야 했다. 그리고 지상 전술이 취약하고 작전의 효율성이 적절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전략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배워야 했다.

 거의 대등하게 중요한 변화는 병력 충원 방식이 징집제에서 전원 모병제로 바뀐 것이었다. 1957년 징집제를 폐지한 영국의 성공사례는 좋은 본보기가 됐다. 지원병들로 구성된 군대가 징집병들보다 사기도 훨씬 높고 일에도 열심이었으며, 교육훈련도 훨씬 효율적이었다. 마침내 미군이 모병제로 전환한 이후, 미군의 효율성은 일취월장(日就月將)했다.

 지원병 모집을 통해 전문적 군대로 가야 할 또 다른 이유는 무기 체계와 전쟁 자체가 과거와는 달리 훨씬 더 기술의존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미국은 세계 최첨단의 기술과 방대한 방위산업 기반을 갖추었고, 그것이 인터넷, 위성 영상(映像), 수퍼 컴퓨터, 정밀 공격 등을 아우른 시너지 효과와 완전히 새로운 세대의 무기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직업 군대의 고임금은 물론, 이러한 새 무기들은 방대한 돈을 필요로 한다. 1980년대에 레이건 행정부와 부시(아버지) 행정부는 방위비에 예산을 쏟아넣음으로써 냉전을 새 단계로 진입시켰다. 오늘날 미국의 방위비 총액은 그 다음 14~15개국의 방위비 총액 합계와 맞먹는다. 물론 미국 경제의 괄목할 성장이 이 같은 예산 지출을 가능하게 했다.

 다섯번째 요소는 정치적인 것으로, 군대에 대한 국민들의 태도에 현저한 변화가 있었다. 귀국 후 저주와 비난에 직면해야 했던 베트남 참전 장병들은 당시와 오늘날의 분위기를 연결시키기가 어려울 것이다. 오늘날 미국 정치인들은 경쟁적으로 자신들의 애국심을 보이려고 하며, 방위비 예산 증액 요청은 의회를 거침없이 통과하고, 폭스 뉴스나 뉴욕 포스트 같은 애국주의적 언론 매체들은 미국의 힘이 장기적으로 어떤 선(善)을 위해 활용돼야 할 것이냐는 문제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미국의 힘을 찬양하기에 여념이 없다.

 패배에서 승리로의 이 같은 행진은 과연 무한정 계속될 것인가. 역사는 늘 놀라운 반전(反轉)을 보여줘왔다. 2차대전에서 미군은 그렇게 잘 싸웠지만, 30년도 안돼 베트남에서는 실패를 겪었다. 앞으로 30년 안에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특히 만일 미국 경제가 비틀거리고 방위비 예산이 크게 깎이며, 새로운 적들이 나타나고 미국 국민들이 해외전쟁 참전에 결연히 반대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라크 전쟁 이후 지금의 환호 속에서 우리는, 역사상 여러 제국들이 붕괴한 가장 주된 이유는 자만과 오만과 자기 과신 때문이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지난 4반세기 동안에 일어난 미국 군대의 변화에 대해 우리는 조용히 만족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과도한 승리감은 현명하지 못하다. 진정으로 미국 앞에 가로놓인 문제는 전례없는 이 막강한 힘으로 과연 무엇을 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폴 케네디미국 예일대 교수·역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