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문 시평>


이라크 파병과 낙선운동-로썬의 주장

 

  일부 시민단체가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파병결의안에 찬성하는 의원의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협박하는 소식을 접하고 또다시 우리가 암울했던 감성시대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물론 반전 평화의 신념이 확고하고 뜨거운 나머지 이를 관철하고자 하는 의도에 충실한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이는 분명히 타인을 협박하여 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특히 국회의원의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측면이 있다 할 것이다.

 선거에 임하여 투표권을 행사하는 자유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현재 공무에 임하는 국회의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은 중요하고 필요하다. 국회의원의 자유로운 정책 표명과 표결의 자유는 헌법상의 요청이기도 하다. 이를 부인함은 대의민주정치를 부정하는,
따라서 민주적 기본질서를 파괴하는 언동에 다름 아니다.

 시민단체가 그들의 의지를 관철하는 수단으로 민주적기본질서조차 무시해도 좋다는 논리는 성립할 수 없다. 어느 누구도 헌법상의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충성을 면제받을 수는 없다. 이는 우리 사회의 근본적 결단이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할 수는 없다. 시민단체의 반전평화 운동에서는 합법적-이성적 수단의 선택이 더욱 중요하고 또 필요하다.

 나는 반전평화운동 자체를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그러한 의사표현 자체가 우리사회의 건강함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사분란하다는 것 자체가 병든 사회의 징표이다. 따라서 이번 반전평화시위는 노무현 대통령을 위시한 정치인들에게 크나큰 교훈을 보태준 것으로 볼 수 있다. 더불어 우리는 이 기회에 신념과 용기를 지닌 정치인의 자세에 관하여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다만, 여기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파병 찬성이건 반대이건 서로 상대방을 존중하는 성숙된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사회 내부의 의견수렴에서조차 전투적인 몰아붙이기식 수단을 동원한다면 이는  스스로의 에너지를 소진시켜 자신을 구성원으로 하는 국가사회의 자멸을 초래할 뿐이다.

 반대하는 사람도 찬성하는 사람도 모두가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다. 나와 더불어 타인의 다양성도 존중하는 풍토를 실현하자.


 시민운동가들의 신중한 발언과 행동이 요구된다.

(2003.3.29)